진은 상대후보에 대한 도청 때문이 아니라, 도청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국민에 대한 거짓말 때문에 대통령 사임을 발표하고 있는 닉슨의 모습이다. 갈길이 바쁜 대한민국에 엄청난 국력소모를 가져올 수 있는 거짓말쟁이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지 않을까? 더구나 '신뢰(trust)'도 자산인 시대다. 앞으로 금융업과 같은 고급 서비스산업을 키우지 않고서는 절대 선진국이 될 수 없는 산업구조를 가진 나라에서, 주가조작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품격없는 천민자본주의 광풍의 극치를 보는 것 같은 대선판이다. 투표 꼭 해야지.

by ryan | 2007/12/16 15:38 | 面 - SOCIETY | 트랙백 | 덧글(9)


 


ㅡ또는 오키나와ㅡ에 다녀왔다. 11월이었지만 한참 저위도에 위치한 덕분에 초가을 날씨여서 운동을 하기에도, 관광차 돌아다니기에도 정말 좋았다. 별 볼것 없었던 관광지와 멋진 바닷가와 햇살도, 이곳은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절망감도ㅡLost in Translation이란 영화가 떠올랐다ㅡ, 정겹게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던 시장의 돼지머리도, 아시아 최저학력에다 본토에서 버림받은 처지라는 평가에 지지 않고 살아가는 류쿠 사람들도 모두 좋은 기억이지만, 역시 하나를 뽑으라면 놀랍도록 우리와 닮은 나하ㅡ류쿠 남부의 중심 도시ㅡ국제시장의 식당에서 먹은 '라쿠떼'ㅡ라고 발음하는게 맞나?;;;;ㅡ와 아오모리ㅡ류쿠 특산의 증류버전 사케!!!ㅡ콤비네이션이었달까.

압도적으로 농후하게 밀려오는 라쿠떼의 돼지 살코기+지방의 감칠맛과 약간의 느끼함을 맵싸하게 씻어내주는 아오모리의 조합은 몸에서 쉽게 지위지지 않는 미각적 충격이었다. 류쿠 음식은 채식 위주로 육류의 경우에도 찌거나 삶아서 재료 본연의 맛을 멋지게 살려내는 스타일의 건강식이다. (돼지고기 소바도 정말 멋졌다!) 류쿠 사람들이 세계에서 최장수하는 비결이 이런 조리법에 있다는군. 아오모리 역시 부드우면서도 차라리 투명하게 넘어가는 맛이 일품이었다. 물론 종류마다 다르겠지만. 조만간 또 가는데 꼭 다시 먹어야겠다. 시장에서 산 하부사케ㅡ독사로 만든 뱀술ㅡ은 언제 딸까나. 헤헷.

by ryan | 2007/12/05 12:57 | 點 - PRIVATE | 트랙백 | 덧글(2)


 

을 꿨다. 꿈에서 난 갈색 머리의 동유럽 일란성 쌍둥이 남매ㅡ일리가 없잖아!!! 자매ㅡ의 언니와 사랑에 빠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가 생겼고 우린 결혼을 했다. 행복한 시간이 지나갔다. 그러다 아내가 죽었다. 어쩌다보니 아내의 동생과 재혼하게 되었다. 그녀와 새로 아이를 가지지 않았지만 역시 나름 행복한 시간이 지나갔다. 하지만, 마음 속 한 구석 차마 묻지 못하는 의구심은 커져만 갔다. 그녀와 죽은 언니는 유전자가 같다. 때문에 기술적으로, 혹은 유전적으로 언니의 아이들은 그녀의 아이들이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언니의 아이들은 그녀가 낳은 것은 아니다. 그녀가 아이들을 친 자식처럼 여기는 것은 자신과의 유전적인 합치성 때문일까? 아니면 단지 일란성 쌍둥이 특유의 넘볼 수 없는 유대감이 사후에도 이어지는 것? 나와 아이들을 사랑해서? 그런 유치한 유전자에 대한 집착을 뛰어 넘는 위대한 사랑이라서? 난 이따금 혼란스러워지면서도 차마 아내에게 묻기를 주저하였다. 행여나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느껴지고, 당연하지 않을 것만 같은 것이 당연하게 흘러가는 현실이 깨질까봐. 내가 사랑하는 이는 누구일까? 요새들어 꿈을 자주 꾼다. 깨고 나면 인생이 하나 끝난 것만 같은 길고 생생한 꿈을. 서큐버스라도 붙은건지.

by ryan | 2007/10/19 17:39 | 點 - PRIVATE | 트랙백 | 덧글(8)


 


flicker image link: chin


학 시절 나는 심한 축농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코막히는 것이 뭐가 대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이지 그 고통은 겪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알 수 없는 것이다. 하루 종일 코 뿐만이 아니라 뇌혈관까지 먹먹하게 막힌 느낌은 그렇다쳐도 도대체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는 괴로움이란. 또 그런 일상이 하루, 하루, 한달, 두달, 그렇게 몇 년,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만 같은 막막함이란.

고1때 받았던 한번의 레이저 수술 후에도 나의 코 막힘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알러지성 비염이라나. 특히 건조한 겨울에는 거의 항상 한쪽 코는 숨을 쉴 수 없는 상태가 계속되었다. 사람의 두 개의 콧구멍은 한쪽으로 숨을 쉬는 동안 다른 쪽은 쉬게 된다고 한다. 그러다 쉬던 쪽이 주로 숨을 쉬는 쪽이 되고, 다시 이런 과정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어야 건강한 호흡이 가능하다나. 내 경우에는 이게 쉽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숨을 쉬는 쪽도 피로하게 되어, 결국 생물체로서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되는 숨쉬기 자체가 괴롭게 느껴질 지경이었달까.

결론부터 말하겠다. 외과적인 수술을 요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만성적인 코막힘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방법은 금연과 운동하는 습관이다. 이 중에서 개인적으로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후자이다. 3년간 금연하는 동안에도 사라지지 않던 코막힘이 운동을 시작한 이후로 한결 나아지더니 언젠가부터 의식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 내 경우엔 달리기나 사이클링,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만으로도 날 십년 이상 지긋지긋하게 괴롭혀왔던 코막힘이 사라지는 효과가 있었다. 

약물은 습관성으로 인해 금새 의존적으로 되어 버리고, 금연은 미칠듯 힘들고, 식염수는 괴롭다. 이런저런 요법들이 있지만, 모두 순간순간을 편하게 해주는 대증요법에 불과할 뿐,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코가 막힌다면 밖으로 나가 한강둔치나 공원을 달려보자. 그게 힘들다면 동네 헬스장의 트레드밀이라도 달려라. 남들처럼 시원하게 숨을 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즐거움도 덤으로 얻게 되는데 안 할 이유가 없잖아.

겨울도 다가오는데 한 달만 해보라구. 달라지는게 느껴질테니까. 그런데 운동 따위 하지 않고도 숨 쉬기 쉬워진다면 그것도 그것 나름 좋을텐데 말야.

by ryan | 2007/10/11 21:11 | 點 - PRIVATE | 트랙백(1) | 덧글(8)


 

근 버마의 민주화 투쟁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대한민국을 관통했던 80년대의 기억, 국가와 시민, 그리고 종교의 관계, '미얀마' 군부정권과 마찬가지로 웹과 그 이상을 통제하는 비민주국가ㅡ중국이나 북한같은ㅡ의 버마에 대한 눈길, 국제사회의 관심과 무관심, 수년간 간간히 나왔던 신문지상의 아웅산 수치 여사의 연금에 대한 차가운 박스 기사를 읽으며 느꼈던 쉽게 사라지는 안타까움, '동남아 친구는 하나도 없었구나'라는 생각, 진압군의 총탄에 쓰러진 기자와 아버지 등등..

이번 버마의 민주화 투쟁은 달라진 정보유통 환경을 통제하려는 독재세력의 노력이 한계에 다다랐을 때 어떤 결말로 치닫는지를 보여줄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아예 인터넷 자체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미얀마' 군부정권과 같은 멍청한(!) 실수는 아직 저지르지 않은(?) 북한이나, 국가적인 정보 통제와 표피적인 경제성장으로 불만을 찍어 누르고 있는 중국 정부로서는 재앙과도 같은 사건이겠지만 말이다. 둘 다 민주혁명을 성공시키기 위해 필요한 가장 큰 두 가지 재료 중 하나씩만 빠져있는 나라니까 말이다. 정보의 자유와 경제적 동기.

버마 민주화 운동이 꼭 성공해서 국제적으로 독재정권들이 달라진 환경을 절감하여 민주화 요구에 대해 더 빨리 조치를 취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너무 많은 피가 흐르고 있지만, 자신의 언어를 자신의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존경스런 버마인들의 용기가 세상을 바꾸는 또 다른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여담이지만, TV를 보며 실제 버마는 어떨까 하며 상상해보았다. 예컨대 "승려들이 자신의 본분에서 벗어나 데모나 하다니, 세상이 어떻게 된건지'라고 혀를 차는 버마 상류층 '어르신'이나 뒤늦게 수치 여사 쪽에도 함께 줄을 대 두려고 애쓰는 버마 관료와 같은 풍경들을. 상상하면 할 수록 내가 버마에 대해 아는건 '버마는 민주화되는 것이 좋다'라는 명제 밖에 없더라.

reference:
Democratic Voice of Burma: '92년 군부의 선거 무효화 후 유럽의 버마 학생 주축으로 창설. 노르웨이 정부 후원.
Burma Digest: 버마 인권을 다루는 온라인 잡지.
미얀마 정보 커뮤니티 '미야비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정범래씨가 뉴스를 올리는 카페.

by ryan | 2007/09/29 16:56 | 面 - SOCIETY | 트랙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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