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그 턴테이블 시스템은 섬세하게 세팅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음질 상의 가장 큰 단점이다. 반면 이러한 점이 배우고 즐기는 취미로서는 훌륭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암튼 디지털과 비교하면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턴테이블 세팅 역시 막상 해보면 별게 아닌데, 처음에는 다소 막막할 수 있다. 본 포스트에서는 레가(Rega) RP3 턴테이블에 Denon DL-160 카트리지를 설치하면서, RP3 턴테이블 세팅법을 정리하려 한다.
  • 유형 : 고출력 무빙 코일 카트리지
  • 출력 : 1.6mV 
  • 스타일러스 : 0.1 x 0.2mm 특주 타원형 다이아몬드
  • 캔틸레버 : 알루미늄
  • 주파수 범위 : 20~50,000Hz
  • Compliance: 14x10-6cm/dyne
  • 권장 침압(Tracking force) : 1.3~1.9g
  • 중량 : 4.8g

 
수평 잡기

턴테이블의 작동 원리를 생각해보면, 중력의 방향이 틀어지게 되면 소리에 영향이 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턴테이블 세팅의 가장 기본이 턴테이블을 수평으로 설치하는 것인 이유다.

스마트폰의 자이로센서를 이용한 수평계 앱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스마트폰이나 폰케이스가 바닥 형상이 완벽한 수평이 아닌 경우가 보통이라 그리 권하지 않는다. 


위 사진과 같은 간단한 원형 수평계면 이런 문제 없이 수평이 맞는지의 여부를 간단히 볼 수 있다. 턴테이블의 수평이 맞는지의 여부를 간편히 볼 수 있게, 아예 수평계를 항상 턴테이블 위에 올려 놓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


카트리지 장착 


카트리지를 톤암에 느슨하게 고정하고, 톤암의 와이어를 카트리지에 연결하는 작업이다. 스테레오 카트리지이니 와이어가 우측 채널 +(적색)/-(녹색), 좌측 채널 +(흰색)/-(청색) 이렇게 넷이다. 핀셋으로 하면 편하다.

정석은 각 채널 별로 와이어를 꼬아주는 것인데, 어차피 빌린 카트리지라 귀차니즘에 그냥 각각 연결했다.


카트리지 정렬(alignment) 

카트리지가 톤암에 정확한 각도로 설치되도록 하는 작업이다. 이 각도가 틀어져서 카트리지의 바늘이 레코드를 잘못된 각도로 읽게 되는 것을 오버행(overhang)이라고 한다. 당연히 소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참고로, Rega 톤암에 Rega 카트리지를 달 때에는 볼트 세 개로 오버행이 정확히 맞도록 설치되기 때문에 이 작업이 필요가 없다. 


프로트랙터(protractor)의 구멍에 턴테이블 플래터 축을 키우고, 카트리지 바늘을 프로트랙터의 십자 부분에 오도록 세팅한다.


위에서 바라봐서 카트리지 방향과 프로트랙터 상의 직선 방향이 일치하도록 세팅하면 된다.

프로트랙터는 턴테이블 구매 시에 기본 제공되는 것을 사용하면 되는데, 혹시 분실했을 경우엔 하나 구입하거나, 아래 파일을 다운 받아 출력하여 사용하면 된다. 반드시 첫 페이지의 직선 A-A'가 140mm, 직선 B-B'는 200mm가 되도록 출력해야 한다. 



적정 침압 맞추기

RB303 톤암은 내부 스프링에 의해 침압이 조정되는 다이내믹 밸런스(dynamic balance)형 톤암이다. 동사의 RP1 턴테이블이 사용하는 RB202 톤암은 오로지 중력에만 의존하는 스태틱 밸런스(static balance)형 톤암이다.

다이내믹 밸런스 방식은 레코드판이 완전히 평평하지 않아 위 아래로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재생하는 상황에서도 일정한 침압을 유지해주는 장점이 있다. 완전히 편평한 레코드판이란 거의 없으므로, 상당한 장점이다.

RB303보다 상위 모델인 RB808과 RB2000은 RB303과 구조 및 세팅 방법이 동일하다. 제조사의 메뉴얼 내용 역시 세 모델이 모두 같다. 다른 점은 재질 뿐이다. Rega 턴테이블이 칭송 받는 이유는 톤암 때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마도 RP3가 가성비가 매우 우수한 모델로서 다른 명기들과 함께 추천 대상이로 꼽히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RB303 톤암의 세팅은 간단하다. 침압 다이얼(Tracking dial)을 "0"으로 돌린 후에, 무게추로 평행을 맞춘다. 


위 사진처럼 바늘이 매트 위에 살짝 뜨는 상태이면 된다.

이 상태에서 다시 침압 다이얼을 돌려 눈금을 보며 원하는 침압으로 맞추면 된다. 실제로 해보니 이렇게 눈대중으로 맞춰도 대략 실측과 0.05g 이내의 정밀도로 침압이 맞춰진다.


더 확실하게 침압을 맞추고 싶으면 침압계를 사용한다. 과거에는 Shure SFG-2와 같은 기계식 저울을 사용했으나, 요새는 해외직구 등으로 기계식보다 저렴한 가격ㅡ배송비 포함 25불ㅡ에 전자식 저울을 구입할 수 있다.


침압계의 높이가 있으므로, 실제 레코드판을 재생할 때 바늘 위치와 비슷하게 침압을 측정하려면, 매트를 제거하고 재는 것이 좋다.

Denon이 밝히는 DL-160의 적정 침압 범위인 1.3~1.9g에서 중간 정도인 1.62g으로 맞춰줬다. 참고로 Rega RP3에 기본 장착된 Elys 2 카트리지의 권장침압은 1.75g이다.


VTA(Vertical Tracking Angle)와 Azimuth

VTA는 "레코드판과 바늘의 각도"를 말하는 것이다. 레코드판의 두께나 매트의 두께, 카트리지의 두께 등에 따라서, 톤암의 높이를 조절하지 않으면 적절한 VTA를 유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RP3에 장착된 RB303 톤암에는 VTA 조절 기능이 없다. 작은 폭의 VTA는 음질적인 영향이 거의 없고, 오히려 VTA 조절 기능을 넣게 되면 톤암의 구조가 복잡해져 여러 단점이 발생한다고 생각한 듯 하다. Rega의 최상급 톤암인 RB1000 역시 마찬가지의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에선 실험을 통해 VTA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나 역시 대개의 경우, VTA에 손을 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Rega 톤암에서 VTA를 바꾸기 위해서는 별도로 판매하는 스페이서를 구입해야 한다. 인기기종인 만큼 여러 버전의 스페이서들이 출시되어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매 가능하다.

Azimuth는 카트리지를 앞에서 봤을 때, 바늘이 레코드판과 수직이 되도록 장착되었는지를 보는 것이다. 육안으로 확인하면 된다.


안티스케이팅(Anti-skating)


source - anorakforum 

위의 그림을 보면 레코드가 돌 때, 결과적으로 카트리지를 LP 중심축 쪽으로 끌어 당기는 힘이 작용함을 알 수 있다. 이를 스케이팅(skating)이라 한다.

source - antiqueradios

레코드판을 현미경으로 확대하면 위와 같은 소릿골(groove)를 볼 수 있다. 소릿골 양쪽의 파인 모습이 다른데, 각각 스테레오의 좌/우측 채널의 소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스케이팅 현상이 심하면 소릿골에 가해지는 힘이 한쪽으로 쏠려 음질적인 손해가 발생한다. 때문에 톤암에서 LP 바깥쪽으로 바늘을 당겨주도록 힘을 주는데 이를 안티스케이팅이라고 한다.

당연히 안티스케이팅은 스케이팅을 상쇄하여 서로 "0"이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RB303 톤암은 자석식으로 안티스케이팅을 적용하고 있다. rega 로고가 인쇄된 노브를 이용해 이를 조절한다.


source - RB303 Manual

Rega측에서는 원칙적으로 카트리지 메이커에서 권장하는 수치로 세팅하되, 꼭 해당 수치를 따를 필요는 없고 MM형 카트리지는 1.0~1.5 사이를, MC형 카트리지는 1.5~2.0 사이이면 무난하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보다 확실한 방법은 간단한 실험을 통해 안티스케이팅이 적절히 세팅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소릿골이 없는 테스트용 레코드판을 돌리고, 바늘을 레코드판 중간쯤 되는 위치에 놓아 본다. 안쪽으로 끌려가거나 밖으로 밀려 나오지 않고, 제 자리를 유지하도록 노브를 미세 조절하면 된다. 

테스트용 레코드판이 없으면 책받침과 같은 대용품을 돌려도 된다. 매트를 치우고 유리판 위에서 해도 될 것 같지만, 유리는 마찰력이 적어 실제 레코드와 같은 효과를 얻기 힘들어 부적절하다.


포노스테이지(Phono Stage) 세팅


카트리지에 따라 포노앰프에서의 세팅을 달리 해줘야 한다. 혹시 사용하는 포노앰프가 MM 전용이라면, 출력이 낮은 일반형 MC 카트리지는 피해줘야 한다. 일반형 MC 카트리지는 더 큰 증폭율을 가지는 전용 포노앰프가 필요하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출력형 MC 카트리지도 출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Pro-Ject Audio의 Phono Box DS를 사용하고 있는데, 입력 임피던스(10옴, 100옴, 1000옴, 47K옴)와 입력 커패시턴스(47pF, 147pF, 267pF, 367pF) 그리고 증폭율(40dB, 50dB, 60dB)을 선택할 수 있어 간편하다. Phono Bos DS에 기본 채용된 SMPS 전원부가 맘에 안들어, 사진에서 보다시피 리니어 전원부로 교체해서 사용하고 있다.

MM(Moving Magnet) 타입인 Rega Elis 2 카트리지는 47K옴/47pF/40dB을, 고출력형 MC(Moving Coil) 타입인 Denon DL-160 카트리지는 1000옴/367pF/50dB로 세팅해서 사용하고 있다. 사실 제조사에서 밝히는 고출력 MC 카트리지의 권장 세팅은 47K옴/367pF/40dB이지만, 직접 듣고 결정할 일이다. 일반형 MC 카트리지는 10옴에 60dB이 권장 세팅이다. 입력 커패시턴스는 아무래도 상관 없단다.


성을 다해 정확히 세팅하면 좋은 소리로 보답해주는 것이 아날로그의 재미이다. 

이러한 과정이 번거롭다고 생각하면 바로 정이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취미가의 잉여력은 그 자체를 재미로 승화시킬 수 있게 해준다. 패스트푸드의 시대일 수록 잘 끓인 된장국을 먹는 감동의 가치는 더욱 빛나는 법이다.
 

by ryan | 2014/07/21 00:14 | 線 - HOBBY | 트랙백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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