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리드는 헤드폰앰프계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지 않나 싶다. 태생적으로 헤드폰에 최적화된 라인 스테이지로 볼 수 있는 헤드폰 앰프의 특성 상, 이는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헤드폰계의 하이브리드 열풍은 하나의 앰프 안에서 진공관과 솔리드 스테이트의 장점을 모두 취하여는 노력의 현상일테니 말이다. 

스피커의 경우, 진공관 프리와 솔리드스테이트 파워앰프를 조합하면 그만일테지만, 라인스테이지를 또 다시 분리하여 운용하는 것은 다소 과한 감이 있지 않은가.

현재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회로가 모두 2000년 이후 발표된 것이라는 것 역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인터넷의 대중화와 이로 인한 자작 정보 공유와 시기를 같이 한다는 점이다. 광대역 인터넷 보급이 완료된 2000년대 중반을 전후하여 하이브리드 앰프는 헤드폰 앰프 자자계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게 된다.

때문에 현재 수많은 하이브리드 앰프들이 상용 출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의 흐름을 시종일관 자작계가 주도하고 있는 점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저전압으로 진공관이 채용된 앰프를 만들 수 있다는 매력이 더해지면서 하이브리드 헤드폰 앰프의 인기는 쉽게 식지 않는 것 같다. 

국내외에 수많은 저전압 헤드폰용 하이브리드 앰프가 있지만, 가장 대중적인 회로를 중심으로 보면 Sijosae계(MHHA, SHHA), Millet계(Millet Hybrid, SSMH), fa-schmidt계(YAHA, SOHA), Borbely계(Borbely SE Hybrid, SOHA II), Aikido계(Aikido, Moskido) 등의 흐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자의적인 분류이다.) 

자작 생초보 시절에 만들었던 H2는 YAHA의 변종쯤 된다. 신작 헤드폰용 하이브리드 앰프 제작을 진행 중에 있는 지금, 개인적인 용도로 참고할 겸 하여 알고 있는 회로들을 정리하여 포스팅해본다.

1) Multi-Hybrid Headphone Amplifier (MHHA)
2) Sijosae's Hybrid Headphone Amplifier (SHHA)
3) A Low-Voltage Tube Hybrid Headphone/Line Amp (Millet Hybrid Amplifier) 
4) "Starving Student" hybrid headphone amplifier (SSMH)
5) Yet Another Hybrid Amplifier (YAHA)
6) A Simple Tube/Opamp Hybrid Amplifier (SOHA)
7) Borbely SE Hybrid Tube/MOSFET Headphone Amplifier
8) A Simple Tube/Opamp Hybrid Amplifier II (SOHA II)
9) Aikido Headphone Amplifier
10) Moskido Headphone Amplifier




2004년 말, HAS와 Headwize에 최초 버전이 발표된 초인기 앰프. 이후 2005년 잇따라 발표된 2.0 버전3.0 버전을 거쳐, 2.0 버전과 3.0 버전의 장점을 모으면서도 가장 심플하게 다듬은 최종 버전인 "Simple MHHA"까지 이어지는 기념비적 회로이다.

24V 전원을 사용하며, 게인 스테이지는 6922나 12AU7 등을 사용하여 Single-ended로 구성한다. 버퍼 스테이지는 IRF610을 이용한 source follower이며 CCS(constant current source)를 사용한 class-A biasing으로 버퍼단에서의 왜율을 최소화한다.

이 앰프의 명칭이 "Multi-Hybrid"인 이유는, 다른 앰프들의 진공관과 트랜지스터 소자의 하이브리드 구성이 신호경로ㅡ게인스테이지와 버퍼스테이지ㅡ에 한정되는 것과 달리, 진공관의 히터전류와 MOSFET의 class-A biasing 전류가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진공관과 트랜지스터 소자는 전압과 전류 모든 면에서 완전한 하이브리드 구성으로 작동하며, 가장 단순한 단전원 하나만으로 진공관 플레이트 전압과 MOSFET 전원 및 깨끗한 히터전원까지 공급할 수 있다.

간단한 회로지만 진공관을 사용한 하이브리드 구성 중에서 하이엔드라는 소리를 들어도 부족함이 없는 회로가 아닌가 한다. 

어떤 진공관 게인스테이지를 사용하든 간에, i) FET 버퍼스테이지를 사용하고, ii) 여기에 CCS를 이용한 Class-A biasing을 실시하고, iii) 이 biasing 전류로 진공관 히터전류를 공급한다면 어떤 구성이든 MHHA의 변형(variant)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히터 전원을 정전압이 아니라 정전류로 공급하기 때문에, B+전원의 전압과는 무관하게 다양한 구성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공급전압을 50V 정도로 높인 저전압 버전 역시 어렵지 않으며, 고전압용 MOSFET을 이용한다면 100~300V에 이르는 고전압 하이브리드 역시 가능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한 마디로 이 회로의 가능성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MHHA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자작계에서도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으며, Bravo audio와 같이 MHHA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를 등장시키기도 하였다. 국/ 업체에서 키트 역시 판매하고 있으며, eBay에서 "hybrid headphone amplifier"을 검색하면 나오는 대부분의 앰프 역시 MHHA라고 보면 된다. 50불 정도면 사실상 재료값 정도에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키트는 경우가 다르지만 완제품을 이렇게 순수 아마추어 회로를 이용해 영리활동을 하는 것은 참 비양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업체들의 판매 페이지 어디에도 원작자의 이름조차 거론되고 있지 않으며, 대부분 회로 이름조차 밝히고 있지 않다. 대륙의 복제업체들이 유독 MHHA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이 앰프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반면, 씁쓸한 기분도 든다.

이 앰프의 설계자인 HAS의 신정섭님은 해외에서는 Sijosae라는 아이디로 알려져 있는데, HAS뿐만 아니라 해외 포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2001년에서 2005년까지 수많은 회로와 아이디어를 제안한 창조적 DIYer의 전형이다. 해외 자작사이트 웹서핑을 하다보면 "Sijosae's DIY Gallery" 링크 소개를 보는게 한두번이 아니다. 현재는 개인 사정상 자작에서 손을 떼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복귀한다고 예고가 있었으니 그 날을 기다려 본다. 



기본적으로 MHHA와 동일하며, 단지 B+ 전압을 높이기 위해 별도 전원부ㅡSimplified Kubota Power Supplyㅡ를 구성한 물량투입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2005년 HAS에서 회로 발표 및 기판 공제가 있었으며, 단순한 전원부라는 MHHA의 정신에서 후퇴한 대신 더 높은 성능을 얻는데 초점을 둔 앰프이다. 개인적으로 하이브리드는 이런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맘에 드는 소리를 들려주던 앰프였다.


MHHA 뿐만 아니라 모든 하이브리드의 딜레마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는 앰프가 아닌가 한다. 하이브리드 헤드폰 앰프를 만드는 이유는, 헤드폰의 낮은 임피던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출력단이 전압 소자인 진공관보다는 전류 소자인 트랜지스터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진공관은 통상 고전압에서 최적으로 작동하며, 트랜지스터는 저전압 소자가 일반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설계자는 i) 고전압인 진공관의 B+ 전압과 저전압인 트랜지스터의 공급전압을 분리하거나, ii) 고전압 트랜지스터를 사용하여, 고전압 전원으로 진공관과 트랜지스터 모두에 전원을 공급하거나, iii) 진공관을 저전압 작동시키고, 저전압 전원으로 진공관과 트랜지스터 모두에 전원을 공급하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i)의 경우 전원부가 번거로와지나 가장 성능 면에서 유리하며, ii)의 경우 헤드폰앰프에는 지나치게 크고 비싼 전원부를 구성해야 한다. (동네 마트에 장보러 가는데 노천광산용 덤프트럭을 몰고 가는 격이랄까.) iii)의 경우 저렴한 비용으로도 품질 높은 전원을 얻을 수 있으며 제작 면에서도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진공관 저전압 구성의 제약사항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가 따르게 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제작되는 하이브리드 앰프는 거의 모두가 iii)의 방안을 선택하고 있으나, SHHA는 결과를 중시하는 i)의 방안을 선택하였다.

한편, 통상 하이브리드 앰프에서 진공관 게인스테이지와 트랜지스터 버퍼스테이지의 커플링에는 두 가지 주요 기술적 과제가 있다.

하나는 진공관 게인스테이지 출력과 트랜지스터 버퍼스테이지 입력 간의 전위 차이다. 

버터 스테이지에 FET을 사용하는 경우, 진공관 출력과 FET source의 전위 차가 biasing 전류량을 정하게 된다. 이 biasing 전류량이 설계 의도에 부합할 경우, 진공관 출력과 버퍼단 입력은 커플링캡을 생략하고 direct coupling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MHHA의 경우, FET에 추가적으로 CCS를 이용하여 다시 bias 전류량을 결정하는데, 전자의 bias 전류량이 후자의 bias 전류량보다 큰 경우, 후자에 의해 전류량이 결정된다. 이 경우도 direct coupling에 문제가 없다.

문제는 위에서 설명한 경우에 부합되지 않는 경우인데, 이 경우 커플링캡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해결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커플링캡 없이 직결하는 것이 더욱 선호되나, 이의 유불리는 회로 전체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과제는 버퍼 스테이지 입장에서 바라본 source impedance, 즉 진공관 게인스테이지의 output impedace와 parasitic capacitance가 형성하는 Low-Pass Filter의 문제이다. 

MOSFET 버퍼단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앰프의 약점이라면 통상 사용되는 Power MOSFET의 다소 높은 입력 커패시턴스일 것이다. IRF610의 경우 입력 커패시턴스가 135pF에 달하는데, 이 경우 진공관 스테이지의 출력 임피던스가 낮은 편이 고역의 감쇄와 위상왜곡을 최소화하는데 유리하게 된다. 

이를 가장 간편하게 달성하는 것이 플레이트 저항 대신 CCS를 사용하는 것이다. MHHA와 SHHA 모두 CCS를 사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진공관, 정확히 말하자면 삼극관(triode)를 가장 linear한 영역에서 작동시키는 과제이다. 이 역시 CCS에서 일부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플레이트 전압(B+)을 높이는 것이 가장 궁극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많이 높이면 높일 수록 좋겠지만, 이미 CCS를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실익이 전원부에서의 물량투입을 정당화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물론 해주면 좋겠지만 말이다.

때문에 현재 하스에서 진행 중인 SHHA 2.0에서는 전반적으로는 고품질 Linear 정전압 단전원을 사용하고, 부분적으로 B+ 전압만 Step-up SMPS를 이용하여 고전압을 인가해줄 것이라 한다. Switching noise야 간단한 L-C 필터로도 대부분 제거 가능하고, CCS 역시 PSRR에 기여하니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수 mA를 공급하기 위해 별도의 리니어 전원부를 구성하는 것은 낭비가 지나칠 수 있다. 물론 성능을 위해서라면 물량투입을 이끼지 않는 스타일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H2 하이브리드에서 B+으로 step-up regulator를 사용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까지 만든 앰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소리를 들려줬던 앰프로 꼽고 있다.

어쨌건 B+를 어떻게 만들어 인가해주던 간에 멋진 소리를 들려주는 앰프이다.




사실상 저전압 하이브리드 헤드폰 앰프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앰프이다. 해외 진공관 자작계 고수로 유명한 Pete Millet님이 2002년 11월 발표하였으며, 24V 전원을 사용한다. 

게인 스테이지는 12AE6 진공관 Single-ended 구성이며, 버퍼 스테이지는 Burr-Brown사의 BUF634가 사용되었다. 간단한 직렬 연결로 두 진공관의 히터를 가열한다.

BUF634는 사실 다이아몬드 버퍼의 일종인데, 이 때문에 버퍼 스테이지를 디스크릿 다이아몬드 버퍼로 풀어 만든 버전 역시 존재한다. BUF634의 입력 임피던스는 수 MΩ인 반면, 다이아몬드 버퍼는 구성에 따라 입력 임피던스가 150KΩ 정도에서 1ΩM 정도까지 다양하다. 전류 구동력이 부족한 저전압 구동에서 버퍼단의 임피던스는 회로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1ΩM 이상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Head-Fi DIY forum 등에서 여러 번 다양한 버전으로 기판 공구가 진행된 바 있으며, 현재 즐겨 만들어지는 대부분의 저전압 DIY 하이브리드 앰프들의 컨셉에 큰 영향을 준 기념비적 회로가 아닌가 한다.




48V 단전원을 사용하는 저예산 하이브리드 앰프. 2008년 Head-Fi DIY 포럼에 발표되었다.

채널 별로 게인 스테이지는 19J6 진공관 1 pair를 병렬 Single Ended로 구성하고, 버퍼 스테이지는 IRF510을 이용한 MOSFET source follower로 구성되어 있다. IRF510 source를 바로 히터 전압이 18.9V인 19J6의 히터로 공급한다. 정말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발상에 감탄이 나온다.

전원부는 미국에서 CISCO IP전화기 어댑터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48V SMPS를 사용하고, 스위칭 노이즈 대책으로는 L-C필터를 사용하였다. 한국에서도 인터넷 오픈마켓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48V SMPS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이 앰프 전원부의 아이디어는 진공관 하이엔드 회로로 유명한 Aikido의 설계자인 John Broskie의 저전압 Aikido 앰프에도 영향을 주었다.

SSMH(Starving Student Millet Hybrid)라고도 불리는 이 앰프는 저렴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성능 역시 훌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적으로, 이 앰프의 전원부와 게인스테이지를 사용하고, 진공관을 변경하고 MHHA의 버퍼단을 차용하여 MOSFET의 class A 바이어싱과 히터전원 공급을 하는 버전으로 새로운 SMHA(Sijosae-Millet Hybrid Amplifier)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떤가 싶다. 



2005년 독일의 Frank Andreas Schmidt님ㅡ아이디 fa-schmidtㅡ이 Headwize에 발표한 하이브리드 앰프로, 12V라는 극한의 저전압에서 작동한다. 

ECC88을 이용한 게인스테이지에 NJM4456 오피앰프를 이용한 버퍼스테이지 구성이며, 히터는 LM317을 이용한 CCS를 이용해 정전류를 공급하고 있다.

버퍼스테이지는 기본적으로 Unity-gain CMOY를 연상하게 하며, CMOY가 unity-gain에서 놀라운 성능을 보여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현명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다만, 12V라는 극한의 저전압에서 구동하는 것이 진공관에는 상당한 제약조건일 것이다. ECC88은 저전압 하이브리드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면 언뜻 가장 먼저 하기 쉬운 선택이지만, 과연 최선의 선택인가에는 의문이 남는다. ECC88은 ECC81와 비교해서는 2배의 그리드 전류를 필요로 하며, ECC82나 ECC83와 비교해서는 무려 8배의 그리드 전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작동조건이라면 그리드 전류 따위야 신경 쓸 필요가 없는 문제지만, 12V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대한 높은 입력 임피던스를 얻고 바이어싱 범위 역시 넓게 가져가려면, i) 그리드 biasing 저항(R1)을 없애고, opamp 등을 이용한 입력버퍼에서 바로 그리드로 입력하도록 구성을 바꾸거나, ii) 그리드 biasing을 그라운드가 아니라 B+쪽으로 띄워서 해주는 방법이 권장된다. 

(YAHA revised by ryan, 2012)

i)의 방법을 채택한다면 이는 더 이상 Yaha라고 부르기 힘든 회로가 되기 때문에, ii)와 같이 그리드 biasing을 띄우고 진공관 역시 ECC82로 교체하는 개선방안을 권장한다. 더불어 NJM4456과 같은 BJT입력 오피앰프보다는 입력 임피던스가 높은 FET입력 오피앰프를ㅡOPA627, OPA2132/4, AD8620 등ㅡ사용하는 것이 진공관에 주는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YAHA 최고 작품은 "정열의 진공관"이라는 자작사이트를 운영하는 일본의 shirocable(白ケーブル)님의 작품이 아닌가 한다. 나 역시 작고 귀엽게 만들었지만, YAHA는 역시 이렇게 작은 컨셉으로 만드는 편이 어울리는 앰프이다. 나 역시 그렇게 만들었었고 말이다.




해외 자작 고수로 유명한 Alex Cavalli님이 2006년 Headwize에 발표한 하이브리드 앰프이다. 기본적으로 B+로 좀 더 고전압을 인가해주는 YAHA 개량형으로 볼 수 있으며, 오피앰프에 양전원을 공급한다. 덕분에 출력 커플링 콘덴서가 생략되나, 진공관 스테이지 출력과 버퍼 스테이지 입력 간의 커플링이 필요해진다. 용량이 낮은 편이 고급 콘덴서 사용이 쉬운 이점이 있다.

이 앰프의 탁월한 점은 15-0-15 양파트랜스의 영리한 사용법이 아닌가 한다. 하이브리드 앰프 설계에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는 전원부라고 생각한다. 




Erno Borbely가 1998년 GlassaudioㅡAikido로 유명한 John Broskie가 운영하는 사이트ㅡ에 기고한 회로이다. 다른 하이브리드 앰프와는 달리 그 자체가 Tube-Discrete 오피앰프와 같은 구성이라는 점에서 돋보인다.

Borbely씨는 1984년부터 2009년까지 25년간 Borbely Audio를 운영해왔으며, 그의 회로는 기념비적인 것들이 많다. 불행히도 Borbely씨는 고령으로 추정되는 사유로 사업을 접은 상태이며, 현재 그의 사이트는 현재 폐쇄되어 있다. 웹 곳곳에 그 파편들이 흩어져 있을 뿐 그의 회로들을 정리하여 볼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사이트를 통째로 갈무리해둘 걸 그랬다.

기본적으로 차동입력을 받아 싱글 엔디드 출력을 하는 OPAMP이며, 이를 그대로 이용해 밸런스 입력을 받든, CMOY와 같이 구성하여 싱글엔디드 입력을 받든 제작자 마음이다. 2002년 John Broskie에 보낸 서신을 보더라도 플레이트 저항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나, 결국 후기형으로 가서는 CCS로 변경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회로가 유기적으로 잘 구성되어 있어 신호 경로 상에 커플링이 없는 것이 인상적이다. 다만 진공관의 히터/플레이트가 안정될 때까지는 DC가 출력되므로 출력지연 회로나 DC서보가 필요하다.

회로가 발표된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과 달리 현재 ECC86/6GM8은 구하기가 매우 힘든 희귀관이 되었다. 2SJ79/2SK216 MOSFET 페어 역시 현재는 흔히 구할 수 없는 부품이 되었다. IRF610/9610 페어 등으로 수정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진공관은 다른 라디오관을 사용하거나 저전압 친화적인 관의 특성을 잘 고려하려 초단관을 선정하고, MOSFET 역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교체하여 회로를 수정하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회로이다. 

사실 이 앰프의 구성은 Alex Cavalli의 SOHA II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되며, Cavalli 역시 같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결과적으로 Cavalli는 진공관 차동입력부는 전압을 높이고, 버퍼단은 입력 임피던스를 고려하여 재설계하였다. 따라서 그냥 SOHA II를 만들어보는 것이 간단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다른 여러 구성이 가능하므로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하이브리드 오피앰프의 효시라고 볼 수 있는 회로를 설계한 Borbely씨에게 존경을 마음이 든다. 또한, 이 구성의 풍부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앰프가 나와보길 기대해본다.




Alex Cavalli가 SOHA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2008년 설계 및 공개한 버전이다. SOHA가 YAHA에 가까운 구성이었다면, SOHA II는 BorbelySE Hybrid와 같이 하이브리드 오피앰프의 구성을 따르게 되었다.

입력 진공관의 CCS이 인상적이며, 오피앰프 대신 버퍼단의 입력 임피던스를 높이는 방향으로 달링톤 구성된 BJT 버퍼를 사용하였다고 밝히고 있는데 BJT 버퍼의 성능이 우수할 것으로 짐작된다. 

버퍼단은 오피앰프를 이용한 DC서보가 채용되어 있는데, 이는 음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한편 진공관 게인스테이지는 차동 구성인데, 피드백 구간에 위상을 보정하기 위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 점이 다소 우려된다. 이대로 고역대 위상에 대한 영향을 감안한 설계인지 의문이 드며, 실제 만든다면 계측을 통해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SOHA II의 버퍼단만 따와서 진공관 SE 구성과 조합하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은 취향으로는 DC서보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만든다면 차라리 DC검출 시 릴레이로 출력을 차단하는 보호회로를 달아주지 않을까 싶다. Cavalli씨는 상용앰프를 판매하기도 하므로 아무래도 트러블이나 A/S가 적은 서보를 선호하는게 당연하겠지만 말이다. 물론 DC 대책이 회로의 핵심은 아니라 생각한다.

국내에선 큰 관심이 없지만 해외 포럼에서는 독특한 개성과 뛰어난 성능으로 상당히 각광 받는 앰프이다. Borbely SE Hybrid에서 시작한 하이브리드 오피앰프의 전통을 있는 앰프라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할만 하다.



21세기 진공관계의 Guru로 추앙 받는 John Broskie. 각자 완제품과 키트를 파는 업체 사장이면서도 diyaudio나 tubecad를 통해 자작인들과 회로를 공유하고 활발히 개선점을 모색하며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보통의 '사장님'들과는 다른 존재 들이다. FET 애호가로 유명한 Nelson Pass씨와 같은 부류라는 느낌이랄까.

진공관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냈다고 평가 받으며, 심지어 진공관 '하이엔드의 끝'으로까지 칭송 받는 Aikidoㅡ合氣道의 일본식 발음ㅡ회로는 본래 라인 앰프로 개발된 회로이다. 

통상 진공관은 B+전압으로 100~500Vdc의 고전압을 인가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고품질의 전원을 얻기 위해서는 무한에 가까운 물량투입이 이뤄져야 한다. 높은 PSRR(Power Supply Rejection Ratio) 성능을 가진 대부분의 현대적 트랜지스터 앰프와는 달리, 진공관 회로는 비용과 효율 상의 이유로 이 부분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

Aikido는 진공관 게인스테이지와 진공관 버퍼 스테이지로 구성되는데, 게인스테이지는 언뜻 푸쉬풀(Push-pull) 구성으로 보이나 실은 위의 진공관이 플레이트 저항처럼 기능하는 Single-ended 회로이다. Push-pull 회로의 일종인 SRPP와 다른 점은 출력이 상부 진공관의 캐소드 저항 위에서 빠지느냐, 아래에서 빠지느냐의 차이 뿐이다.

이러한 구성을 Half-µ follower라고 부르며, 진공관의 열화와 관계 없이 진공관 mu(µ)의 1/2에 해당하는 게인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인이 1/2이 된다는 것은 지나치게 높은 게인은 오히려 부담스러운 헤드폰 앰프에도 상당히 유리한 점이 있다. (MHHA 볼륨 전단에 추가 감쇄를 위한 저항이 직렬연결되어 있던 것을 생각해보라.)

반면 Half-mu follower는 PSRR이 6dB 남짓에 불과하여 매우 고품질의 전원이 필요하게 되는 단점이 있다.

Aikido가 특별한 이유는 뒤에 붙는 고유의 Cathode Follower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준다는 것이다. Broskie씨는 이를 Aikido Cathode Follower(ACF)라고 명명했는데, 기본적으로 Eric White가 1940년대에 미국 특허를 획득한 White Cathode Follower에 그 뿌리를 둔 것이다. 

1999년에는 역시 앰프 설계 구루인 Erno Borbely가 "Borbely source follower"라는 유사한 JFET 회로를 발표한 바 있으며, John Broskie의 2002년 헤드폰 앰프는 지금의 ACF보다는 White Cathode Follower에 가까운 버퍼를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이를 다듬어 세기의 회로로 만들어낸 Broskie씨의 공적은 대단한 것이다.

ACF는 전원부 노이즈를 커플링 커패시터를 통해 DC를 제거한 뒤, 두 개의 저항으로 감쇄해준 다음, ACF의 하단관 grid로 입력해준다.

감쇄레벨은 ACF 하단 진공관의 mu를 감안한 최적값으로 계산되며, 상단 진공관의 캐소드와 하단 진공관의 플레이트로 출력되는 power supply ripple noise는 서로 역상이 되어 cancelling되고, 이로 인해 높은 PSRR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매우 매력적인 topology이지만, 저전압 진공관 앰프에서 효용성은 별도로 생각해봐야 한다. 애초에 저전압에서는 고품질의 리니어 전원을 구성하더라도 큰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진공관 앰프가 요구하는 전류성능이야 수십 mA니 말이다.

또한 고품질의 전원을 사용할 경우 오히려 reject해야 할 ripple noise의 수준이 너무 미미해서, ACF와 같은 구성은 단순한 push-pull 회로보다 노이즈 수준이 미미하나마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Erno Borbely님의 "Borbely's source follower"는 기본적으로 White cathode follower에 뿌리를 둔 ACF의 유사회로로 볼 수 있는데, 단순히 JFET current source를 이용한 source follower보다 오히려 THD가 높게 나오기도 하였다.

물론 정밀한 계측을 통해 하단 진공관의 입력 레벨을 완전히 최적화한다면 이런 문제는 없겠지만, 문제는 진공관은 소모품이며, 제품 별로 편차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topology는 고전압 (진공관) 또는 저전압 대전류 솔리드스테이트가 아니면 큰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전원 관련 특성은 좋으면 좋을 수록 좋은 것이니 이를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반면, 고압 회로에서 Aikido는 적당히 타협한 전원부에 물려도 왠만한 소리를 내주며, 공들인 전원부에서는 하이엔드의 영역에 쉽게 도달할 수 있게 해주는 회로라는 점에서 탁월하다 할 수 있다. 또한 저압 대전류 solid state 회로에서도 효율적으로 리플 노이즈를 제거할 수 있으므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렇게 태생적으로 고전압 하이엔드 진공관 회로를 저전압 하이브리드로 적용하려면 생각할 점이 적지 않다. 고전압에서는 '신의 한 수'로 생각될 수 있는 것들이 저전압에서는 그다지 와닿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때문에, 24V 저전압 진공관 라인스테이지를 만든다면 굳이 Aikido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Aikido Hybrid는 그저 Aikido 앰프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목적으로 고압을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는 DIYer들을 위해 탄생한 미니미 버전 정도로 보면 될 것이다. 더구나 수년 전 저전압 진공관 앰프 붐이 불면서 6GM8관ㅡ이미 단종ㅡ은 너무도 희귀한 관이 되어버려서 만들도록 권할 수 없는 앰프가 되어 버렸다.

더구나 LM317과 같은 리니어 레귤레이터로 푸쉬풀 버퍼를 구성해 헤드폰을 울리는 발상 역시 전통적인 헤드폰 앰프 마니아들의 감성에는 심리적 저항이 있을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솔직히 좀 성의 없어 보이기도 하고..

 
Aikido는 단순한 만큼 매우 유연한 회로이기 때문에 ACF를 진공관 대신 FET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위 회로 역시 Aikido 창안자인 John Broskie가 제안한 것으로 Aikido라고 부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B+ 전압이 40V로 높아져 전원부 제작의 부담도 커졌지만, 대신 쉽게 구매할 수 있는 6H30관을 사용할 수 있다. Aikido 특유의 아름다운 단순성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위 회로의 약점이라면 진공관에 비해 높은 FET의 입력 커패시턴스로 인해 고역의 감쇄와 위상왜곡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Broskie 본인 역시 '재미 있는 아이디어지만 권할 수 없다'는 식으로 언급만 한 것도 이러한 점 때문일 것이다.

이는 달리 생각한다면, 진공관에 필적하는 입력 커패시턴스를 가지는 FET 소자를 찾아 적용한다면 가장 이상적인 Aikido Hybrid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그러한 소자를 찾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며, FET 버퍼단의 40V는 헤드폰 앰프에는 지나친 overkill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고 전원부를 둘로 구분하면 전원부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Aikido 회로의 본래 정신에 어긋나는 것이고 말이다.

이러한 점을 모두 해결한 Aikido Hybrid는 아직 보지 못했다. Aikido 애호가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진공관 애호가들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에 그다지 관심도 없고 말이다. (그쪽은 진공관 회로에 모래 소자가 끼어드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Aikido 진공관 라인 스테이지의 B+로는 300Vdc를, FET 버퍼단에는 60V를 공급해주는 John Broskie의 하이브리드 앰프. 48V 또는 72V로 모든 전원전압을 통일한 버전 역시 존재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끝판왕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럴거면 그냥 Aikido와 미니 파워앰프 또는 Unity gain의 버퍼앰프를 따로 만들어 분리형으로 운영하는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도 너무 복잡하다. 땡기지 않는다. Aikido는 역시 단순하고 창의적인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역시 난 Nelson Pass '빠'인가보다.

(To be updated)

by ryan | 2012/08/05 05:27 | 線 - HOBBY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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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Q at 2012/08/05 18:17
Rio-ish story 들도 좀 올려 주세효-
Commented by 빈의자 at 2012/08/08 00:52
올만에 흔적을 따라 방문해봤습니다.
타향살이에 건강 잘 유지하시길 기원합니다.

완장질에 도끼자루 썩는줄도 모르고 지낸 세월을 한탄하는 저보다는.....
순수한 열정으로 오래도록 매진하는 모습이 너무 빛나보입니다.

개인적으로 SOHAII(본문에 이미 언급된)나 합기도 회로, 그리고 기성품인 EMP 쪽 회로가 관심이 가더랍니다.


각설하고, 순수한 열정과 지칠줄 모르는 질문과 답 속에서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시는 추진력에....감동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ryan at 2012/08/09 04:17
Q님// RIO-ish 스토리 올려볼게요.. ㅎㅎ 주중은 지옥이고 주말은 천국인 곳.. 힘들면 언제든지 놀러오시길.

빈의자님// 이 바닥 잠룡에게 과찬을 들으니 기분이 이상합니다. ^^;;;;

아이키도 역시 당연히 관심이 많은 회로입니다. 아이키도는 헤드폰용 variation들까지 모두 공부해봤는데, 이참에 소개해볼까 싶습니다.

사실 혼자 참고하려면 Evernote같은 곳에 정리하고 봐도 되지만 굳이 이런 외딴 곳 블로그에 적는 것이, 내용에 오류가 있으면 누군가 지적해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영원한 초보니까요. ;;;;;;;;;;;

EMP회로는 상용이라 이곳에 공개하기는 그렇겠지만 많이 궁금하네요. 따로 요청 드리겠습니다. ^^
Commented by aerora at 2013/01/09 16:55
오! 정말 잘 정리된 글이네요.
감사히 퍼갑니다. http://aerora10.blogspot.kr/2013/01/diy.html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Commented by 들판에서 at 2016/09/19 13:58
찾다가 우연히 들어왔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Commented by 지킴이 at 2017/03/09 14:45
Capacitor 공부하다 우연히 들어왔어요. 저는 진공관앰프 초보자인데 이곳은 TR앰프의 고수가 계시군요, 회로 모양으로는 진공관 앰프와 비슷한네요. 모스키토 회로는 공부를 위해 퍼갑니다, 감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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