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기의 파리는 그야말로 피로 넘쳐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라고 쓰고 있는 내가 바보처럼 느껴질 정도로. 로베스 피에르의 공포정치가 시작된 이후로 4만명 이상의 머리가 '기요틴(guillotine)'이라는 효율적인 기구 앞에서 사라졌으니까. 사실 기요틴은 사형수나 집행자 모두에게 인도적인 사형 방법을 궁리하다 도입된 것이며, 이 기구 도입에 가장 반대했던 사람이 로베스 피에르였다는 아이러닉한 뒷 이야기도 있지만.

어쨌든, 당시의 사형은 단지 범죄자를 죽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앙시앙레짐을 처단하는 혁명정신의 실천 그 자체였던 것이다. 당연히 그 시대의 사형집행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광장에서 주로 이루어졌고, 심심한 군중들의 오락거리ㅡ뭐, 롤러코스터나 공포영화 같았던 것 같다. 끝난 후의 안도감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그 무엇ㅡ가 되어주었던 것이다.

우리가 영화나 공연을 볼 때 더 좋은 좌석에 앉기를 원했던 것처럼,혁명기의 파리 시민들도 더 앞에서 이 유흥을 즐기기를 원했다. 그래서 사형집행이 있는 날이면 꼭두새벽부터 광장 단두대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는 '시간이 많은' 아낙네들이 점령하고 있는 것이 훈훈한 일상의 풍경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사형집행까지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뜨게질을 하며 수다를 떨었다나. (그런 이유로 지금도 '뜨게질하는 여인들'은 프랑스에서 관용적 표현으로 쓰인다고 한다.)
털이나 인터넷 신문의 기사를 읽다 보면 덧글을 읽기 싫어질 때가 많다. 왠만큼 비위가 강하다 생각하는 내가 보기에도 짜증날 정도로 과도한 표현을 일삼는 정신병자들이 판칠게 뻔하니까. 저~ 아래 '된장녀.' 포스트에 트랙백된 '니들 이대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는구나'에 달린 덧글도 그렇다. 제발 내 블로그에 저런 미친 녀석들은 안와줬으면 좋겠다. 행여나 내 포스트를 읽으며 공감이라도 하는 모습을 상상하게 될때면 블로그를 접고 싶어질 정도다.

이 사이코들은 나름대로 자신들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고전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정작 대상의 '잘못'과는 아무런 연관성없는 '처벌' 내용을 보면ㅡ상대의 잘못이 무엇이든 그 대가로 주로 윤간이나 끔찍한 성고문을 내세우거나, 할말이 없어지면 '밥벌이는 하냐'면서 자신의 처지를 들이댄다그저 자신들의 구질구질하고 혐오스런 변태적인 욕망을 비겁하게 분출하는 '찌질이'라는 딱지를 붙여줄 수 밖에.


녀석들은 종종 집단으로 몰려다니며 울분을 토해내거나, 집단으로 몰려다니는 동족들 사이에서 튀기를 즐기며 낚시에 열중하기도 한다. 익명성 뒤에 숨으면서도 군중 속에서 어떻게든 더 많은 관심을 받아내려는 녀석들의 노력은 안쓰러울 정도로 구차하고 유치하다. 녀석들의 정체가 뭔지에는 관심 없다. 초딩이든 50대든 상관없다. 실은 녀석들을 끝까지 무시해내지 못한 나의 빈약한 인내력이 녀석들보다 더 원망스러워지고 있는 중이다.

게질하는 여인들은 '저렇게 그냥 잘라버리면 너무 재미없지 않아?' '옛날식으로 그냥 칼로 자르는게 더 재밋는데'라며 수다를 떨면서도 가정을 위해 뜨개질 하는 손만은 멈추지 않았다. 목을 따면 향수가 나오는 향수병을 유행시키는 유머감각이라도 있었고 말이지. 뭔가를 창조하는 일과는 무관할 것 같은 저런 녀석들, 그냥 무시하며 살았지만 왜인지 오늘따라 뭔가 확 하고 올라와서 써갈겨본다. 뭐, 이런 날도 있는거겠지만 말이다.(한숨)

by ryan | 2006/08/17 20:45 | 面 - SOCIETY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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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어젤리어 at 2006/08/17 21:04
기요틴이야 그걸 개량한(=발명한이라 알려졌지만) 기요틴 백작 역시 그 기요틴에서 사형당했다는 오묘한 패러독스의 기구니까요...

최근 느낀건데 인터넷에서 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의 대부분은 극단적이면서도 정신적인 건강이 안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저도 조금 스트레스 받곤했는데 최근엔 "쯧쯧..., 불쌍하게도..."라고 생각하기로 마음먹으니 편해졌어요
Commented by ryan at 2006/08/17 21:18
아마 날씨탓일거에요, 날씨.. (하아)
Commented by 와니 at 2006/08/17 22:02
전 언제쯤 여친이나 아내가 생겨서 뜨개질 선물을 받아볼지 흐으;
Commented by 페로페로 at 2006/08/17 22:55
으음...기요틴... 의외로 그걸 꽤 오래썼더군요 프랑스에서... 상당히 최근까지...
Commented by Thanatos at 2006/08/18 18:49
신경꺼버리려고 해도 언제 어떤사람이
마녀사냥의 제물이 될 지 모르는 무서운 세상 -ㅅ-
그런데 저는 종이신문을 읽더라도 무의식중에 리플을 찾는다는..OTL
Commented by ryan at 2006/08/20 17:53
와니// 생겨도 못받을 가능성이.. ^ㅅ^;;
페로페로// 그러게요. 암튼 재밋는 나라에요.
Thanatos// 하하, 리플 수준의 종이신문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죠. ^ㅅ^
Commented by 나그네 at 2006/08/21 13:04
포스트 읽어보다 궁금한것이... 악플러=뜨개질하는 여인들에 비유한것인가요?^^;;
Commented by ryan at 2006/08/21 19:29
악플러 <<<<<<<<<<<<< 넘을수 없는 z차원의 벽 <<<<<<<<<<<<<< 뜨게질하는 여인들
입니다. ^ㅅ^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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