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설날의 숭고한 의미를 '훼손'해보자는 발칙한 동기에서, 일본 블로그들을 징검다리하다 만난 특이한 블로그를 소개해보려 한다. 이름하여, 'EGG*'라는 블로그. (18세 이상만 접속하시오.) (부작용이 우려되어 링크를 삭제합니다. 양해 바랍니다.)우선 첫 인상은 깔끔한 레이아웃. 첫화면에 언뜻 본것은 '메이드' 복장의 포스팅과 그 아래 300만 히트를 자축하는 오므라이스 포스팅. 왜인지는 모르지만 한동안 헤더의 이미지가 뜨지 않아서 '아, 순백의 화이트와 핑크를 좋아하는 아기자기하게 묘한(?) OL쯤 되나보다. 코스프레하나..'라고 생각하며 마우스휠을 굴렸는데.. 왠걸. ㅡㅗㅡa뭐,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말 특이한 취향의 여성이랄까.. 그녀의 이름은 리카rika. 블로그는 온통 얼굴을 가린 신체사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오오오..) 게다가 오른쪽의 링크사이트는 온통 에로가 테마.그런데.. 보다보니 남편'님'의 이야기가 나오네. '남편 몰래 하나..'라고 생각하던 와중에 또 남편 이야기가 나온다. '뭐지'라는 생각에 프로필을 클릭하니 이 블로그의 카테고리 하나는 아예 남편'님'이 찍어준거란다. 더구나 남편과는 'SM사이트'에서 만나 결혼했다나.. (역시 일본의 성문화는 다르군.)사실 지금까지 내가 들어가본 일본 블로그는 10개가 채 안된다. 그 중에 이런게 걸리다니.. 솔직히 처음엔 수컷된 본능으로 '오오오~'모드였지만,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황당했다. 물론, 자신의 신체사진을 주제로 블로그를 꾸민다는 것보다 더 황당했던건 '일본의 SM은 이런 분위기인거냐'였지만. (SM이면 검정가죽옷에 왠지 음침한 분위기여야 하는거 아냐?)어쩌면 그녀는 자신의 사진을 온라인에 올리고 수많은 남성들이 그녀의 몸을 바라보며 다양한 생각을 하는 것을 상상하면서 'SM의 정서(?)'라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기에 따라 정말 '첨단'의 SM이 아닌가. 21세기가 실감나는 순간이다. 그런데, SM이라면 그녀는 '퀸'이고 방문하는 블로거들은 '노예'인건가.. (사생활은 논외로 하자.)그런데 어쩌나.. 심리학에 따르면 이런 관계에서는 언뜻 '퀸'이 지배자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노예'쪽이라고 한다. 300만 히트 자축 포스팅을 보면서 앞으로도 지금의 높은 히트수를 유지하기 위해 귀찮더라도 새로운 사진들을 업데이트해야 할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물론 미공개 포토들은 차고 넘치겠지만.) 좀 생뚱맞은 얘기지만, 히트수의 노예가 되어버린 '일부' 싸이의 일촌들과 네이버의 이웃들과 올블로그의 블로거들이 생각났달까.. (내 얘긴가?)그나저나 우리나라에 이런 블로그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 스타가 될까, 아니면 매장될까.. 매일 웹2.0이 어쩌구 맥이 저쩌구하는 얼리들이 주축인듯한 올블의 블로거들은 어떻게 반응하게 될까. 삭제되지 않고 남아 있을 수나 있을까. 어쨌든 rika처럼 그저 '블로거'로 남는게 불가능하다는건 확실한 것 같다.
몇 들어가보지도 않았지만, 일본의 블로그 문화는 정말 다양하다는 인상이다. 그 다양성엔 다양성에 지나치게 주목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관대한 문화가 한몫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참고로, 절대 rika를 비난·비방하려는 포스팅이 아니다. 그녀의 잘못이라면 미성년자 차단장치에 무심했다는 것 뿐. 그나마 포스팅의 수위로 보아 큰 잘못은 아닌듯 하다. 어쨌든, rika의 블로그는 5분만에 rss를 복사하게 만들었다. 나도 그녀의 '노예'들 중 하나인 셈이다. 여담이지만, 오늘이 이글루스에 블로그 연지 딱 한달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